올 해는 1-3분기와 4분기가 매우 다르게 흘러갔던 한해였다.
그 이유는 1-3분기에는 6~7명 이하의 한 팀이였고, 4분기에는 16명 수준의 거대한 팀이되었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기존 팀 업무 프로세스로는 진행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리고, 스쿼드를 운영하는 방식을 대폭 수정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아기 리더인 나는 이 과정에서 엄청난 고민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
16명의 조직 구조 / 프로세스 만들기
4분기에 조직 개편안이 발표되고 나서 어떤 방식으로 스쿼드를 운영해야 할지 고민이었던 나는
우선 스쿼드 전원을 모아서 앞으로 어떻게 스쿼드를 운영할지 다 같이 논의해 보려고 했다.
기존의 스쿼드 방식이었던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을 선택하기 위해 잡은 회의였지만 첫 회의를 통해 16명의 인원으로는 기존 스쿼드 운영처럼 모두가 다 같이 참여하는 방식이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는데
6~7명과 16명은 회의를 진행하는 방식부터 달라져야 했으며 전원이 움직이는 것은 결과에 비해 비용이 너무 컸다.
양질의 의견이 효율적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스쿼드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소규모로 운영을 할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 역할과 권한을 위임한 작은 팀으로 나누고 이들의 리더와 함께 운영해나가는 구조를 고민하게 되었고 그렇게 스쿼드의 전반적인 의사결정을 함께할 전략팀, 스쿼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4개의 개발 유닛, 디자인팀, 인프라팀의 구조를 만들어지게되었다.
- 스쿼드 전략팀
- 유닛 리더들과 디자인팀 일부, 인프라팀 일부 멤버로 구성
- 스쿼드 운영의 핵심팀으로 스쿼드 운영, 문화, 제품 로드맵 등 전반적인 모든 것을 다룸
- 스쿼드 팀 구조
- 개발 유닛 A ~ D
- 디자인팀
- 인프라팀
유닛과 디자인, 인프라팀이 별도로 나뉘어진 이유는 스쿼드 소속의 디자이너와 인프라 엔지니어가 각 유닛마다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디자인팀, 인프라팀은 스쿼드의 목표에 따라 유동적으로 각 유닛에 합류하는 방식을 가져가기 위함이였다.
이러한 구조로 만든 이후 스쿼드의 업무 프로세스는 크게 스쿼드 프로세스와 유닛 프로세스로 나뉘어지게 되었는데 각 유닛의 업무 프로세스 방식은 전권 유닛에 위임하고, 나는 주로 스쿼드 전략팀과 함께 스쿼드 프로세스 내에서 움직이려고했다.
유닛의 업무 프로세스 방식을 전권 위임한 이유는 이미 스쿼드에 회고를 통해 프로세스를 스스로 개선해나가는 문화가 자리 잡혀있었으며, 또 업무를 진행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을 그들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생각, 마지막으로 유닛에게 필요한 권한을 준 만큼 그들 스스로가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진행하며 성장하기를 바란 것도 있다.
기존 프로세스의 대부분은 유닛 프로세스가 되었고, 스쿼드 프로세스에서는 전략팀과 함께 각 유닛별 진행 상황과 비즈니스 상황들을 공유하며 계획을 세워나가는 것을 주 목적으로 했다.
- 위클리 미팅 (전략팀) - 매주 월요일
- 각 팀별 진행상황 공유 및 진행 방법 논의
- 스프린트 전략팀 회고 / 계획 회의 (전략팀) - 스프린트 마지막주 목요일
- 스프린트 진행상황 공유
- 비즈니스 상황, VOC 등 데이터를 확인하여 로드맵 수정
- 로드맵에 기반하여 다음 스프린트 계획 잡기
- 스프린트 전체 회고 (전체) - 스프린트 마지막주 금요일
- 전략팀 결정사항 공유
- 계획 회의 때 결정된 다음 업무 방향
- 스쿼드 문화 차원에서 진행하려는 것들
- 팀별 시행착오 등 업무 방식에 대한 공유 및 회고
- 전략팀 결정사항 공유
전략팀이 메인인 프로세스들과 다르게 스프린트의 마지막 날만큼은 스쿼드 전원이 모여 회고를 하는 자리를 꼭 챙기고자했는데
그 이유는 이 시간을 통해 스쿼드 전체가 교류하여 한 팀이라는 것을 모두가 느끼게 하고 싶었고 유닛이 나뉘어진만큼 서로가 각자의 방식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업무를 해나가는 과정을 공유하여 모두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함이였다.
이걸 사람들에게 이야기할때 수렴 진화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사실 비유가 적절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
수렴 진화란 서로 다른 종이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모양으로 진화하는 것을 말하는데 시행착오를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환경만 있다면, 서로 다른 팀이더라도 올바른 방향, 비슷한 형태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라는게 나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업무가 밀려들자마자 바로 후순위로 밀려버려 진행을 거의 못해버렸다.
약 3개월 이후 신규 프로세스 회고
이러한 과정과 생각으로 현재의 프로세스를 만들고 진행해왔는데
의도한 것 이상으로 잘 진행된 것도 있고, 여러 문제점도 많이 발견되었다.
잘 진행된 것은 작은 유닛으로 나누고, 스쿼드 프로세스와 유닛의 프로세스를 별도로 가져간 것이다. 이게 굉장히 큰 효과가 있었다.
이전에는 스크럼 미팅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동시에 이야기를 진행해왔었는데 같은 제품을 바라보는 것일뿐 다른 업무로 미팅을 진행하는거랑 똑같아서 사실상 그냥 업무 보고였다.
하지만 각 유닛별로 스프린트 기간 동안 작은 단위의 같은 목표를 가지고 데일리 미팅을 했을때는 진행 상황 공유 및 논의할 것이 의미가 생기고 이야기할 것도 많아졌으며, 결과적으로 양질의 결과물을 가져오게 되었다.
유닛 프로세스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권한을 주고,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했더니 본인들 스스로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며 나아가는게 눈에 너무 잘 보였다.
리더의 역할은 조언만 해줄 뿐, 방법을 지시하지 않는게 굉장히 좋은 방법이라는걸 다시 한번 깨닫게되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직접적인 방향을 지시해주는게 도움이 될때도 있다.
반대로 문제점도 많았는데
작은 유닛으로 나누고, 전략팀과 주로 소통을 하다보니 스쿼드가 한 팀이라는 느낌이 많이 약해졌고, 시장의 상황에 따라 회사가 바쁘게 움직이자마자 제품/기술 로드맵, 개발자 문화 로드맵 등은 거의 챙기지 못하고 우선 일이 되게하는 것에 집중하는 상황이 지속된 점들이다.
또한, 모두가 제품 개발에 참여하는 문화 아래에 기획만 하는 직군을 별도로 두지 않았었는데 개발 중간에 발견되는 점들로 변경되는 기획이 많아지면서 일정 산정이 점점 어려워지게 되었고
팀이 합쳐지고 회사가 새롭게 나아가려는 방향에 대해서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주지 못한 상태로 바쁜 일정만을 소화했어야해서 구성원들이 제품의 방향성에 대한 불만이 쌓여갔었다.
(당시에는 나도 방향성에 대한 이해와 고민이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팀이 커지고 시작한 초기 조직 구성은 전사가 바쁘게 움직였던 상황과 겹치면서 상당히 많은 문제점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주었고
스쿼드가 고민해야하는 영역들이 상당히 넓고 더 이상 혼자 해결 가능한 범위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적절한 위임과 채용을 통해 해결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회사가 요청한 나의 역할을 달성하기 위해서 엔지니어 채용뿐만 아니라 정말 스쿼드 차원에서 인사를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였다.
(회사가 요청한 나의 역할 - 회사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조직이 잘 흘러가게 해달라)
2023년은?
22년 4분기는 조직 개편으로 급격하게 커진 스쿼드의 초기 세팅을 위한 시기였다면 올해는 수면 위로 올라온 수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해나가는 해가 될 예정이다.
부족했던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고도화시키고, 챙기지 못했던 영역을 챙기는
이를 위해 제일 먼저 함께 해결해나갈 PM분을 적극 채용하는 중이다.
PM분이 오신다면 아래 두 영역에서 많은 부분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 제품 로드맵
- 스쿼드 운영/프로세스 로드맵
그리고 스쿼드가 지금보다 더 안정되는게 보인다면 비교적 방치되기도했고 내가 챙기는데 있어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아래 영역들에 좀 더 집중해보려고한다.
- 스쿼드 운영/프로세스 로드맵
- 기술 로드맵
- 개발팀 문화
사실 회고를 쓰는 시점이 너무 늦어서,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들도 있다.
23년은 상반기 회고를 별도로 작성을 해볼 예정인데
여기 적혀있지 않은 문제점들도 인지하고 있고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과연 얼마나 많은 영역들이 변화했을지 궁금해진다.
기타
4분기가 너무 임팩트가 강했어서 4분기 이야기만 써져있는데 기존 팀 이야기도 간략하게 하자면
작년 회고에 스쿼드 내 엔지니어들을 좀 더 성장시켜서, 그들도 새로 들어오는 신입분들과 함께 스스로 진행할 수 있게 만드는 것. 를 써놨었다.
저 문구를 보자마자 했던 생각은 와우.. 상당히 잘 달성되었네. 였다.
그 때 당시의 스쿼드 구성원들은 모두 인턴/신입분들을 이끌어가면서 업무를 해나가고 있고 내가 어떤 부분들을 챙기기 전에 구성원들이 알아서 챙기는 경우도 상당히 많아졌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모두 성장했구나 생각하고 있다.
여러 문제점들이 발견된 프로세스지만 구성원들이 너무 다 괜찮기 때문에 스쿼드가 잘 운영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조직 개편으로 합류한 구성원들도 다들 너무 괜찮다)